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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

오방신과 오방색, 우리가 아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다가 아니다? (오방색 이야기)

by 흠메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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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방향을 지키는 오방신으로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 황룡이 있는데 각각의 상징색은 파랑, 하양, 빨강, 검정, 노랑이다. 보통 알려지기로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만 알려져 있는데 오행에서 조화를 뜻하는 토(土), 즉 중앙을 상징하는 황룡을 빼먹을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모든 것


 
오방색이란 음양오행 사상을 색깔로 표현한 우리나라 전통적인 색상으로 파랑(靑), 하양(白), 빨강(赤), 검정(黑), 노랑(黃)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색깔은 동, 서, 남, 북과 중앙을 가리키며, 그중에서 양(陽)의 기운을 띄는 색(빨강, 노랑, 흰색) 음(陰)의 기운을 띄는 색(파랑, 검정)으로 나눌 수 있다.
선조들은 음양오행을 따르면서 다섯 가지 기본 물질이 생활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했는데 이 다섯 물질은 색으로 나타내고 조화롭게 사용하였다. 파랑은 나무, 하양은 쇠, 빨강은 불, 검정은 물, 노랑은 흙을 상징한다. 계절로는 동쪽은 봄, 서쪽은 가을, 남쪽을 여름, 북쪽은 겨울 가운데는 환절기를 의미한다. 

오방색과 오백색을 섞어 만든 오방간색



옛날부터 우리 아이들은 명절이 되면 색동저고리 한복을 입었다. 색동저고리는 오색 청, 홍, 백, 흑, 황의 오색의 천 조각을잇대어 만든 저고리 소맷감으로 만든 저고리를 말한다. 돌이나 명절에 오색 천을 이어서 만든 색동저고리를 아이들이 입었던 까닭은 오행을 갖추어 나쁜 기운을 막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뜻이었다. 이것은 잔칫날 주로 먹던 잔치 국수 위에 올리는 오색 고명도 오행에 순응하는 복을 비는 의미를 갖는 것과 같다.
전통적으로 오방색은 단순한 색상만이 아니라 종교, 우주, 철학, 생명, 지혜 등 다양한 부분에 그 의미를 두었으며 음양오행사상을 기반으로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1. 중앙의 황색(黃)

황색은 오행 중 토(土)에 해당하고, 계절로는 환절기 방위는 중앙을 뜻하며 수도(서울)를 상징하는 색이다. 우주의 중심이라 하여 가장 고귀한 색으로 중국에서는 부귀와 권위를 상징한다. 

 근정전의 보개천장과 어좌

경복궁의 근정전 천장에는 황색의 칠조룡(七爪龍)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용은 발톱 수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데 발톱이 사조룡인 조선 왕을, 발톱이 다섯 개인 오조룡은 중국의 황제를 나타낸다. 발톱이 일곱 개인 칠조룡이 왜 근정전에 그려져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학자들은 고종을 왕위에 올린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을 고쳐 지을 때 조선의 자주성을 나타내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칠조룡을 그렸다고 추측하고 있다.
보개 천장과 어좌에도 황색의 용을 장식했는데 금 자체가 귀한 만큼 왕실과 일부 권력을 가진 사람만 금을 쓸 수 있었다.다광채가 아름다워 삼국시대부터 왕관을 비롯한 장신구, 무기 등에 사용했고, 불교를 중시한 고려시대에는 불상을 만들거나 불화를 그릴 때 황색을 많이 사용했다. 

색동저고리와 까치두루마기

까치두루마기는 까치설날(설날의 전날)에 아이들이 까치설빔으로 입는 옷으로 오색 옷감으로 지은 두루마기를 말하며 오방장(五方丈) 두루마기라고도 한다.
까치두루마기의 형태는 소매와 섶, 길과 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섯 가지 색으로 만들어졌다. 소매는 색동-오방색(五方色)으로 만들었으며, 옷깃은 백색 그리고 오방색 중 중앙을 차지하는 황색으로 겉섶을 만들고, 길은 연두색으로 만든다.   

오방장 두루마기(까치 두루마기)



2. 동쪽의 청색(靑)
청색은 오행중 목(木)에 해당되고, 방위로는 동쪽을 뜻하며 계절로는 만물을 생성하는 봄의 색이다. 청(靑)은 하늘의 빛, 바다의 빛 그리고 물의 빛에 비유됨으로 우리나라 신화의 우주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으로 해돋이, 밝음, 맑음 등과 연관된 상징성을 지닌다. 만물의 생성하는 봄을 뜻하는 색이기 때문에 천지창조 등의 첫 순간의 빛도 청색으로 나타내는 까닭이다.

청사초롱의 청색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나 전통 혼례식을 보면 청사초롱을 자주 볼 수 있다. 초롱이란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천을 씌운 등인데, 푸른 천과 붉은 천을 위아래로 두른 등은 청사초롱이라고 한다. 붉은 천의 홍색은 양의 기운을 뜻하고, 푸른  천의 청색은 음의 기운을 뜻하여 두 기운이 조화를 이루어 신랑과 신부가 하나 됨을 축복하는 뜻이 담겨있다. 같은 의미로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선물인 함에도 청홍 보자기에 싼 기러기 한 쌍와 신부의 옷감으로 쓸 청홍 비단을 나무 상자에 넣어 보냈다. 

고려청자의 비색

 

고려청자에서 나는 푸른빛을 비색(翡色)이라고 부른다. 푸르면서도 녹색 물빛이 도는 독특한 색감을 나타내기 위해 푸르고 영롱한 녹색 빛의 깃털을 가진 물총새를 뜻하는 ‘비(翡)’자를 색 이름을 사용했다. 비색의 빛깔은 비취옥이라는 푸른 구슬과도 비슷해서 비취색이라고도 부른다. 


황후 적의의 심청색

 

고종이 세운 대한제국은 독립된 나라로서 자주성을 드러내기 위해 왕과 왕후의 지위도 황제와 황후로 높이면서 옷 색깔도바꾸었다. 황제는 황색 옷을 입고 황후는 청색옷을 입었다. 황후는 청색 중에서도 아주 깊은 푸른색이라는 심청색을 썼다. 황후의 옷을 적의라고 부르는데 붉을 적이 아니라 꿩 적자를 쓰서 꿩 무늬가 있는 옷인 적의라고 이름을 붙였다. 꿩 무늬를 자세히 살펴보면 오방색실로 꿩의 화려한 깃털을 상징하면서 적의를 입은 황후가 갖춰야할 덕을 나타내기도 했다.

3. 남쪽의 적색(赤)
적색은 오행 중 화(火)에 해당되고, 방위로는 남쪽을 뜻하며 계절로는 만물이 무성한 여름의 색이다. 적(赤)은 생성과 창조, 열정과 애정, 적극성을 뜻하며 태양을 상징한다. 양의 기운을 가진 색으로 예전에는 궁궐에서나 민가에서 귀신을 물리치는 역할을 해왔다. 동짓날 팥죽을 먹거나 부적을 쓰고 여자아이들이 손톱에 물을 들이는 일 또한 귀신을 쫓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쓰이는 색이었다. 

처용무의 홍색

 

처용무는 신라 말기에 시작된 궁중나례와 궁중 연례 때 주는 춤이다. 나례란 잡귀를 쫓는 의식으로, 처음에는 귀신을 쫓는 의미가 담긴 붉은색의 모자나 붉은 옷을 입고 춤을 추었다. 
처용은 신라 처용설화에 나오는 용의 아들인데, 어느 날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이 잘못을 저지르는 광경을 본 처용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고, 이에 역신이 무릎을 꿇고 빌면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 후로 사람들은 처용 모습을 그려서 문에 붙이거나 처용의 얼굴가면을 쓰고 춤을 췄다고 한다.
처용무는 조선 세종 때부터 다섯 사람이 함께 추는 오방 처용무로 바뀌었다. 오방 처용무는 동서남북과 중앙의 다섯 방위를상징하는 다섯 처용이 등장하여 함께 춤을 추는 것이다. 동쪽은 청색, 남쪽은 홍색, 서쪽은 백색, 북쪽은 흑색, 중앙은 황색의 처용이 등장하여 함께 춤을 춘다. 춤은 호방한 남성적 성격을 드러내는 춤으로 다섯 처용이 각각 자신이 상징하는 방위를 지키고, 또 빈틈을 노려 침입할지도 모르는 잡귀를 감시하는 구성으로 마주보거나 등을 대는 동작이 주를 이룬다. 

곤룡포의 홍색 

 

조선시대의 왕이 집무시에 입던 시무복을 용포라고 한다. 새로운 왕조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로 태조는 파란색 곤룡포를 입었으며 그 이후부터 홍룡포를 입었다. 붉은 색은 태양이나 불, 피 등 강력한 생명력을 표현하고 양기의 충만함을 의미하므로 왕이 입기에 더없이 좋은 색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홍색은 잇꽃이라고도 불리는 홍화로 염료를 만드는데, 꽃이 아주 많이 사용되어 옷 한 벌을 염색하려면 네 식구가 한 달 먹을 곡식을 키울 만큼 넓은 밭에 홍화를 심어야만 했다. 그래서 흰색 옷감보다 네 배 이상 비싸 함부로 쓸 수 없는 색이었다. 세종 때부터 정복으로 대홍색의 곤룡포를 입기 시작하였다. 1897년 고종이 황제가 된 이후에는 황제를 뜻하는 황색의 곤룡포를 입게 되었다. 

관복의 자색

 

짙은 남빛을 띄는 붉은 색의 자색은 삼국시대부터 관직이 높은 관리만 입을 수 있었다.
백제는 관직이 높은 순으로 자색, 붉은색, 청색 관복을 입도록 했다. 신라는 관직을 네 가지로 나눠서 자색, 붉은색, 청색, 황색으로 정했고, 고구려는 관직별로 옷 색깔을 뚜렷이 나눈 기록은 없으나 고구려를 계승한 고려는 자색, 붉은색, 비색(비취색), 녹색 순으로 관리들의 직위를 구별했다. 이를 보면 삼국 시대부터 자색을 제일 귀하게 여긴 것을 알 수 있다.  

단청의 석간주색

 

단청이란 글자 뜻 그래도 붉은 색과 푸른색을 말한다. 음과 양의 나타내는 색을 한데 써서 서로 잘 어울리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실제로 건물에 칠할 때 붉은 색과 푸른 색을 주로 쓰되 오방색 모두를 사용했다. 
단청은 보기에도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건물을 보호하는 역할도 했다. 옛날 건물은 나무로 지었기 때문에 썩거나 해로운 벌레가 쉽게 꼬일 수 있었는데, 벽, 천장, 기둥에 단청색을 칠하면 나무가 습기 때문에 썩거나 벌레가 파먹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 흙과 모래를 물에 풀어 위에 뜨거나 가라앉는 물질은 버리고 바닥에 남은 고운 흙을 말려 가루로 만들면 석간주라는 가루물감이 만들어진다. 원료가 되는 붉은 흙은 구하기 쉬운데다 액을 막는 의미도 있어서 단청에 자주 쓰였다고 한다. 이 흑색을 담은 석간주색은 잡귀를 쫓기 위해 단청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한다.

경복궁의 석간주색


 


4. 서쪽의 백색(白) 
백색은 오행 중 금(金)에 해당되고 서쪽을 뜻하며 계절로는 만물이 풍부한 가을의 색이다. 백(白)은 신화적으로 출산과 자연의 길함을 상징한다. 백색은 어떠한 색으로든 물들일 수 있으나 어떠한 색으로도 물들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곧은 의지의 마음을 나타낸다. 또한 신성한 기운, 청렴, 절개,  결벽, 진실, 삶과 순결을 뜻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백의민족이라 불리며 흰 옷을 즐겨 입었다. 일제 강점기에 의병을 비롯한 백성들이 일제에 맞서 싸울 때도 흰옷을 입었다. 

 

오방색을 비롯한 유채색(有彩色)이 상류층에서 즐겨 사용한 색이었다면 백색은 일반 서민이 많이 쓴 색이었다. 흰 모시 치마저고리의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과 하얀 도포 자락이 나부끼는 모습, 그리고 서민용 평상복에서 백의가 가지는 순수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백색은 크게 천연 소재 그대로의 색인 소색(素色)과 잿물에 삶아 표백시킨 백색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질박하고 소박한 느낌의 소색은 일반 용도의 의복이나 상복의 색으로 흔히 사용되었고, 표백한 흰색의 청량감은 양반의 의복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백설기의 설백색

 

옛날에는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백일이나 돌을 채우지 못하고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많았다.무사히 백일과 돌을 맞이한 것을 크게 축하하는 의미로 백일잔치와 돌잔치를 열었는데 이때 주로 새하얀 백설기를 잔칫상에 올렸다. 백일상과 돌상은 귀신의 시샘을 받을 수 있다고 여겨 화려하게 차리지 않았으나 눈처럼 하얀 백설기를 상에 올림으로써 깨끗한 설백색에 갓 태어난 생명의 순수함을 나타내면서 오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백의민족의 소색

 

옛날 사람들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옷감을 주로 만들었다. 목화로 무명을 만들고 모시풀 껍질로 모시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노란빛이 도는 하얀색을 소색(素色)이라고 한다. 소색에는 옷감에 염색하지 않은 바탕 그대로의 색, 본래 그대로의 뜻이담겨있다. 
사실 소색을 즐겨 입은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농사짓는 데 태양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태양 빛과 비슷한 소색 옷을 입었다는 이야기, 서민들이 값비싼 염색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소색 옷을 자주 입었다는 이야기, 옛날에는 상을 치르는 기간이 길었으니 상복 색깔인 소색 옷을 일상에서도 죽 입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백자의 유백색

 

고려시대 귀족들은 화려함을 뽐내기 위해 비색청자를 좋아했지만 조선시대 양만들은 은은하고 우아한 빛깔의 백자로 선비 정신을 드러내고 싶어 했다. 백자의 흰색이 선비들이 추구하는 청렴결백을 나타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선 백자는 새하얀 흙 위에 투명한 유약을 바른 다음 구워서 나온 우유색이라 유백색(乳白色)이라 불렀다.  단정하고 담백한 매력이 있어 조선 선비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다. 

5. 북쪽의 흑색(黑)
오행 중 수(水)에 해당되고 북쪽을 뜻하며 계절로는 만물이 소생하기 위한 겨울의 색이다. 검은 빛은 밤, 공포, 불행, 파멸,  죽음을 상징한다. 그래서 검은 상장이나 조기는 죽음을 의미한다. 검정은 어둠(밤)의 표시이며, 그것은 빛과 대조된다. 법관의 법복이 검은색인 것은 정직과 명예의 표상이다. 
또한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는 색이다. 고려 때에는 왕에게 조언해 주던 승려를 검은 옷을 입은 신하라 하여 ‘흑의재상’이라 불렀다. 또 나이가 젊은 재상은 머리가 검다고 해서 ‘흑두재상’이라고 불렀다. 검정색이 이처럼 지혜와 젊음을 상징하기도 했다. 

나전칠기의 칠색

 

옻칠이란 옻나무 껍질에 흠을 내어 나오는 나무 진액을 모아서  삼베로 짜서 거르고, 솜에 붙여 또 한번 삼베로 거른 다음 넓은 판에 부어 옻액 속 수분을 날아가도록 펼쳤다 밀었다를 여러 번 반복해 쓰기 좋은 상태로 만든 순수한 옻으로 색칠하는 것을 말한다. 칠색이라고도 하는데 칠(漆)은 칠흑 같은 밤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검다는 뜻으로, 발음이 칠(七)과 같아서 옻을 일곱 번 칠해야 색이 제대로 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건에 옻칠을 하면 아름다운 색을 내면서도 형태가 변하지 않게 보호해 주어 오래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광채가 나는 조개껍질 조각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박아 넣거나 붙인 아름다운 공예품인 나전칠기(螺鈿漆器)의 바탕색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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