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토(己土)는 음양오행의 관점에서 음토(陰土)이다.
기토(己土)를 무토(戊土)보다 좁은 땅이라고 하는데, 한눈에 보이면서 관리가 잘 된 정원을 의미한다. 절정을 지난 양기가 막 음기로 변한 단계이며, 본격적인 수축을 위해 영역을 한정한다. 단순히 좁은 땅이라기보다는 힘에 집중하는 편인데, 무토(戊土)의 단계에서 옆으로 펼쳐진 힘을 당기고 끌어모아 좁아지게 만든 것이 기토(己土)이다. 무토(戊土)가 확장이라면, 기 토(己土)는 수축이라 볼 수 있다. 방향으로 따지자면 밖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 향한 화살표이다.
무토(戊土)에서 사방으로 흩어진 양기(陽氣)는 기토(己土)의 단계에 이르러 수축을 시작한다. 갑목(甲木)부터 시작된 양의 운동이 무토(戊土)에서 마무리되고, 기토(己土)에서 바야흐로 음의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기토(己土)의 가장 중요한 작용은 확장된 영역을 최대한 좁히는 것에 있다. 영역을 최대한 줄이고 제한하는 것이 기토(己土)의 본질이다. 구체적인 물상으로는 작지만 아름다운 정원이나 울타리가 쳐진 개인 소유의 기름진 밭에 해당한다.
제한된 땅을 관리해야 하는 기토(己土)는 배포와 스케일이 작다. 특정 분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대인 관계에서는 가족과 친족 위주의 관계에 집중하는 편이다. 열 개의 천간 중 가족과의 관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가족들에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이 기토(己土)이다. 기토(己土)는 욕심 있는 무토(戊土)와는 달리 관리가 가능한 것만 소유하며, 한 번 소유하게 된 것은 철저하게 관리하고 책임지려 한다. 인간관계에서조차 이러한 성향이 나타나며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기토(己土)의 성향이다.
기토(己土)는 무토와 완전히 다르다. 포용력과 안정감이 있고, 신중하나 의심이 많다. 기토(己土)는 주관적인 힘, 자기중심성이 훨씬 크다. 무토(戊土)가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 데 비해 끈기가 있고 겉으로 표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는 절대 자기 생각을 양보하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가려는 경향이 있다. 무토(戊土)에게 없는 기획력과 자기 관리 능력이 투철한 장점도 있다.
기토(己土)의 긍지는 적어도 내 영역은 완전무결하게 소유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한다. 기토(己土)가 관리하는 영역의 돌 하나, 풀 하나는 모두 기토 (己土) 의 손을 거친 것들이다. 죽어 가는 모든 것을 되살리고, 관리하고, 꾸민다. 내가 차지한 영역의 모든 것을 완벽하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는 것이 기토(己土)의 자신감이다. 하지만 기토(己土)는 한정된 영역에서 성취한 것으로 세상 전부를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자칫 우물 안의 개구리 성향을 보일 수 있다. 좁은 분야에서 스스로 이룩한 것만을 판단 기준으로 삼으면 언젠가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무토(戊土)가 일단 낯선 것을 끌어안고 나중에 수습한다면, 기토(己土)는 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수용하는 힘이다. 기토(己土)는 낯선 것을 끌어당기기 이전에 역할을 연습시키고 나 서 받아들인다.
기토(己土)의 이런 힘은 대인 관계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기토(己土)는 가족과 본인이 마음을 준 주변인을 잘 챙긴다. 그 범위가 작아서 공식 석상에서의 기토(己土)는 약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주도적이고 적극적이다. 주변인들을 부드럽고 치밀하게 설득하고 관리하여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 고민을 한다. 이렇게 좁지만 탄탄하게 토대를 닦아 나가는 힘 덕분에 기토(己土)의 주변인은 기토(己土)와 함께 안정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선택된 사람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면 사회적인 넓은 관계를 맺게 되면 약점이 드러나게 된다. 기토(己土)의 집중력은 늘 익숙하고 편안한 내 사람들에게 쏠려 있기에, 낯설고 일회적인 관계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대인 관계를 확장하는 것에는 한계를 드러낸다.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사람은 어떻게든 지키고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한다. 말썽을 부리고 주변에 피해를 주는 구성원이 있더라도 기토(己土)는 포기하지 않고 에너지를 쏟는다. 나중에 언제 큰 도움이 될지 모르니 참고 두고 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무토(戊土)가 좌우 사방으로 넓게 퍼져 가며 현실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힘이라면, 기토(己土)는 무토(戊土)에 비해 실질적으로 이익을 취한다. 무토(戊土)가 영향력을 넓히느라 실속 없이 살아간다면, 기토(己土)는 영향력의 범위를 축소하며 그중에서 현실적인 이익이 될 만한 것만을 취하여 실속을 챙긴다. 인내하는 실속주의자다. 좁은 영역에서 주어진 것만을 가지고 살아 나가야 하기에 기토(己土)의 판단 기준은 이익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실용과 실속을 우선시하고,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는 현실의 손해를 감수할 수도 있는 것이 기토(己土)의 장점이다.
기토(己土)는 소규모 집단의 리더십으로 현실적인 생존과 이익을 위한 균형 감각과 융통성을 갖추고 있다. 가능성을 보고 인내할 줄 알며, 조정 능력과 관리 능력이 매우 뛰어나 기토(己土)가 이끄는 조직은 안정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일대일의 대화 혹은 공식적인 프레젠테이션에는 무토(戊土)보다 기토(己土)가 유리하다. 무토(戊土)가 무조건적인 추진력을 보인다면 기토(己土)는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한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만큼 본인이 맡은 일에 대해서도 긍지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날마다 조금씩 그리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낼 수 있는 것이 기토(己土)이다. 기토(己土)는 최선을 다해 일했으니 늘 인정받기를 갈구한다. 문제는 필요 이상으로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혼자서만 너무 열심히 하여 동료들로부터 이기적이라는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 기토(己土)의 성실함이 독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다.
겉으로는 냉철해 보이지만 속은 굉장히 여리다. 또한 모든 것을 끌어안고 혼자서 소화해야 하는 특유의 성향 탓에 갈등을 끌어안는 경우가 많다. 대외적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자기표현을 속 시원하게 하지도 않는다. 이런 성향 탓에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며 항상 가슴 속에 풀어야 할 화를 담아둔다.
변수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낯선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약하다. 변수가 생기면 대처할 수 없으니 아예 변수가 생기지 않게 하나에서 열까지 자기 관리를 통해 극복해 낸다. 자기가 상처 입지 않기 위해 대인관계를 인위적으로라도 무난하게 만들며 힘든 관계는 아예 피해버린다. 무토(戊土)와 병화(丙火)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강하기 때문에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이 지배적이라도 직접적으로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데 반해, 기토(己土)는 대세에 순응하고 분위기에 따라 행동한다. 또, 기토(己土)는 사회생활을 할 때 누군가에게 꼭 의존한다. 단짝을 만들어 그 사람하고만 친하게 지내며, 어떤 일을 처리할 때 단짝에게 모든 것을 물어본다.
기토(己土)는 교사나 상담사, 종교인에 잘 어울린다. 새롭고 낯선 것을 잘 추구하지 않고, 안으로 향하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감정을 잘 헤아려준다. 본인이 상처를 많이 받아 봤기 때문일 것이다. 단짝과 비밀을 공유하려는 기토(己土)의 성향도 교사나 상담사의 직업에 종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성격이 치밀하기 때문에 굳이 대중에게 자신의 의견을 납득시키기보다는 특수 관계인에게 어떻게든 명분을 가지고 설득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토(己土)가 가진 뛰어난 표현력과 치밀한 언어능력 때문이다. 이러한 능력도 교사나 상담사라는 직업에 잘 맞는 장점이 될 수 있다.
기기(己己) 병존(竝存)은 무토(戊土) 병존(竝存)과는 달리 제한된 역마, 지역적 역마를 의미한다. 원래 있던 소유욕과 실용적인 성향이 더 강화되는데 이러한 점은 자산관리에 특화되거나 발전시킬 수도 있겠지만 주변인들에게 이기적인 평가도 함께 받을 수 있다.
기토(己土)는 무토(戊土)와 달리 다른 간지와의 관계에서 수용력이 크다. 대체로 다른 천간에 위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유일하게 임수(壬水)에게는 흉한 작용을 한다. 임수(壬水)는 큰물이지만 제방을 튼튼히 쌓아서 가둬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기토(己土)는 물을 가두기에는 규모가 작아서 결국 넘쳐흐르게 할뿐더러 기토탁임(己土濁壬)으로 맑은 물을 흙탕물이 되게 한다. 신금(辛金)도 흙이 묻으면 자신이 빛나지 못한다는 이유로 기토(己土)를 별로 반기지 않는다(토다매금, 土多埋金).
기토(己土) 일간의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에스파의 카리나가 있다.
비옥한 넓은 밭,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정원으로 태어난 카리나는 어질고 착한 성격으로 평화주의자이다. 편안(?)하고 다정한 매력으로 호감을 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최근 열애설이 보도되었다. 유쾌하고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배우 이재욱과 제법 어울리는 한 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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